결혼하고 몇 년이 지나도 우리 집은 아주 조용할 것 같다.
물론 조용하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침마다 누가 먼저 일어날지를 두고 티격태격할 것이고, 주말에 뭘 먹을지를 두고 한참 고민할 것이다. 나는 내 일을 하고 그는 자기 일을 하면서 각자 바쁘게 지내다가 저녁이 되면 자연스럽게 같은 식탁에 앉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꽤 많이 존중한다.
내가 혼자 있고 싶은 날에는 굳이 따라오지 않고, 그가 자기 일이 있는 날에는 나도 묻지 않는다. 대신 중요한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서로에게 말한다.
가족 문제도 마찬가지다.
양쪽 집안에서 의견이 달라지는 일이 생기면 우리는 각자 부모님에게 설명하되, 우리 둘 사이의 결정부터 맞춘다. 누구 편을 들기보다 우리 가정의 기준을 먼저 세우려고 할 것이다.
어느 날 아이가 생긴다면 집은 지금보다 훨씬 시끄러워질 것이다.
나는 아이가 뭘 잘하는지 빨리 찾아내고 싶어 할 것 같다. 책을 사주고,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가능한 한 해보게 할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이가 질색하며 말할지도 모른다.
“엄마, 나 좀 내버려 둬.”
그러면 나는 잠깐 입을 다물 것이다.
그리고 남편이 옆에서 웃으며 말할 것이다.
“당신, 너무 열심히 가르치려고 하지 마.”
나는 억울해서 대답할 것이다.
“나는 그냥 도와주려고 한 건데?”
“그게 애한테는 숙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잖아.”
나는 투덜거리면서도 결국 한 발 물러날 것이다.
그게 우리 집의 방식일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바꾸지는 않지만, 너무 앞서가면 한 사람이 잡아주고 너무 무너지면 다른 사람이 받쳐준다.
나는 여전히 내 일이 중요하고 혼자 생각할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게 외로움과 같은 뜻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예전에는 사랑을 확인하려고 상대를 자꾸 바라봤다.
앞으로는 옆을 보면 될 것 같다.
그 사람이 거기에 있을 테니까.